하늘에 무지개 떴다 ( + 하늘 관련 시)

필라테스 수업이 7시부터 8시까지 잡혀 있었다.
수업이 끝난 후 집에 가는 길에 유난히 오늘따라 하늘색이 붉다 느껴졌다.
몽환적이고 느낌 있는 하늘색에 잠깐 아무 생각 없이 하늘만 바라보았다.

선호하는 색상이 있다.
검은색과 파스텔 계열의 보라색, 파란색, 분홍색을 좋아한다.
검은색을 제외하고 나머지 색상은 비슷한 계열의 색상이다.
회색 빛깔이 약간 도는 연한 하늘색에 그라데이션으로 연보라와 분홍색 구름이 뭉개 뭉개 있는 하늘은 내가 좋아하는 색상으로 총집합된 하늘이였다.
그런 이유로 인해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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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하늘을 미국에서 본적이 있다.
LA에 있는 게티 박물관(Getty Center)에 갔을 때였다.
게티 박물관의 게티는 사람 이름이다.
폴 게티는 미국의 석유재벌로 본인의 개인자산으로 게티 박물관을 기증했다고 한다.
박물관 안은 수백개의 감히 가격을 메길 수 없는 너무나도 유명한 예술작품으로 가득했다.
안의 전시물 뿐만 아니라 실외 건물과 보이는 풍경 모두 너무 예뻤고 왠지 모르게 여유로운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장소였다.
박물관 내부를 한참동안 구경한 뒤 밖으로 나와 있을 때의 하늘 모습이 오늘 본 하늘과 같은 몽환적이 색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질녘이라 하늘의 색감과 구름 모양이 너무 특이하고 예뻐서 그때도 오랫동안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해지는 모습을 구경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찍었던 하늘 사진이 남아 있어 같이 첨부하도록 하겠다.

LA에 위치한 Getty Center에서 바라본 하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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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왼쪽으로 고개를 살짝 돌린 순간 하늘에 떠있는 띠를 발견했다.

무지개다.
초등학생 때 이후로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를 오랜만에 접했다.
시력이 그다지 좋지 않지만 그런 내가 색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한 무지개였다.
무지개를 바라보며 지금 이 시각에 또 누가 무지개를 바라보고 있으려나 잠깐 생각을 해봤다.
누가 바라보든 예쁘다고 느낄만한 하늘이다.

오늘 본 하늘의 무지개 ( 2021.7.15 )

사실 엄청난 감동이 있는 하늘은 아니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나의 감정이 많이 메말라서 인지 점점 하늘을 바라보는 횟수가 줄어들어감을 느낀다.
항상 똑같이 매연에 찌든 희뿌연 하늘을 뭐가 좋다고 보겠나.
하지만 오늘은 주변 시야로도 느껴지는 붉은 기운에 하늘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평소와 다른 느낌으로 무지개까지 보였던 오늘의 하늘은 큰 감동까진 아니더라도 여운을 주는 하늘이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언제 하늘을 바라봤었는지 한번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었달까.
하늘 보는 거 그렇게 어려운 일 아닌데 그냥 현생에 치여 하늘을 비롯한 주위 것들을 그냥 지나치는 건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을 갖게 해주는 그런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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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에 하늘을 주제로 썼던 글이 있다.
시 형식의 글이다.

하늘과 관련된 일기를 쓴 겸 같이 쓰고자 한다.

하늘
                                                   S2ung

네가 바라보는 한없이 맑고 푸르기만 한 하늘은
모든 이가 우러러볼 수밖에 없는 선망의 대상이자
일평생 나란 존재를 무겁게 짓누르는 참담함이고

내가 바라보는 적막함만이 겉도는 어두운 하늘은
하루의 끝을 정리하는 정돈의 일인자이자
한낱 꿈을 꿀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유일한이다

2018.8.5.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