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아 수업 ] - 라이언 홀리데이

 < 스토아 수업 >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

최근 들어 나 자신에게 철학적인 질문들을 자주 던지기 시작했다.
중학생 때 사춘기를 겪으면서 했던 생각인 '나는 누구인가'부터 시작해서 '왜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의 개미처럼 사는 것이 올바르다 외치는 사람이 많으며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 '행복의 의미', '죽음의 의미', '의미 있는 삶이란' 등 이전 같았으면 머릿속에 떠오르면 무시하고 지나갔을 생각들을 곰곰이 곱씹어보는 시간이 길어졌다.
철학이라는 학문 역시 전혀 관심이 없었을뿐더러 철학 공부하는 사람들 또한 그저 논쟁하기 좋아하는 인간의 부류라 치부하곤 했다.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 머릿속을 헤집는 질문들의 답을 찾지 못해 그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굉장히 철학적인 질문이구나"라는 답변을 듣고 어리둥절했다.
철학이 내 삶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철학에 관하여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놓은 책을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서점에 들렀고 고심 끝에 하나의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을 고른 이유는 단 하나다.
다음은 책 뒷면에 적혀 있는 글귀이다.

 

이 책의 목적은 하나다. 지혜, 용기, 절제, 정의를 몸소 실천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독자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게 하는 것. 그걸 돕지 못하는 철학은 단지 말장난에 불과할 테니까.

이 글귀를 보고 선택했다. 철학이 단지 말장난에 불과할 수 있다고 인정하는 철학 책이라니.
철학에 대한 반발심을 가지고 있지만 약간의 관심이 생겨서 이제 조금 공부해볼 의향이 생긴 나 같은 독자에게 딱 맞는 책이지 않나 싶었다.

책은 크게 4부 전체 2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기술은 무엇인가	2부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
1장 지혜 '키티온의 제논'	7장 윤리 '안티파트로스'
2장 삶의 태도 '클레안테스'	8장 삶 '피나이티오스'
3장 비판 정신 '아리스토'	9장 신념 '루틸리우스'
4장 열정 '크리시포스'	10장 덕 '포시도니우스'
5장 소명 '타르수스의 제논'	11장 증오 '티오티무스'
6장 냉철함 '디오게네스'	12장 탐욕 '키케로'
	13장 원칙 '카토'
	14장 용기 '포르키아 카토'

 

3부 최선의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것들	4부 그래서 어떻게 살 것인가
15장 평정심 '아테노도루스'	22장 정의 '헬비디우스'
16장 성실함 '아리우스'	23장 실천 '무소니우니'
17장 자아 '아그리피누스'	24장 자유 '에픽테토스'
18장 선택 '세네카'	25장 의무 '루스티쿠스'
19장 운 '코르누투스'	26장 성찰 '아우렐리우스'
20장 죽음 '플라우투스'
21장 정신 '트라세아'

목차를 적은 이유는 한눈에 스토아 철학자를 보기 위해서이다.
각 장은 장마다 대표하는 하나의 단어와 글귀가 적혀있고 그 단어를 대표하는 스토아 철학자의 삶과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를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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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지혜 '키티온의 제논'

 

제논이 추구하는 삶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덕을 추구하며 사는 것
용기, 절제, 정의, 지혜 덕목 강조

 

사소한 행위에서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진정한 행복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 스토아 수업 中 p32

 

 

스토아학파의 창시자의 이야기로 서막을 올린다.
페니키아의 무역상이었던 제논은 배가 난파되는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어 아테네에 정착하게 된다.
삶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운명적으로 스승인 크라테스는 만나 외모의 자의식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운다.
즉, 타인의 시선에 불안함을 느끼거나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는 것을 노력에 따라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 준다.
그 후 제논은 사람들의 신경에 신경 쓰지 않고 본인만의 방식대로 삶을 개척해 나가게 된다.

다이몬(Daimon) :
1. 모든 인간은 내면의 천재성 또는 자기 삶을 인도하는 목적을 지닌다. (스토아 수업 中 p.26)
2. 인간에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상황에 따라 행운 혹은 불운이 된다. 따라서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항상 중립적이고 이중적이다. 서로 다른 상극의 의미를 동시에 품는 형용 모순적인 낱말. 악마이면서 동시에 천사를 의미.
3. 악마(Demon)의 어원

출처 : https://www.news1.kr/articles/?4183588

당시 그리스인들은 모두 다이몬을 지니고 있다고 어겼고 제논 또한 삶의 조화를 이루기 위하여 단순한 삶을 추구한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후 원래도 집순이 기질로 인해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할애했던 내가 마치 붙박이장처럼 집에 붙어있게 되었다.
초기에는 원래 내가 생활하던 생활방식과 별반 다르지 않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고, 신조어 '코로나 블루'라는 단어를 접할 때마다 과대 해석된 단어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몇 달이 흘러도 상황은 괜찮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정말로 밖에 나갈 기회가 없어지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니 자연스럽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많아졌다.

그중 '인간관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인간관계는 어렵고 양면적 문제였다.
혼자 있는 것을 즐기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싶을 때는 적극적으로 만남을 맺었다.
만남을 가질 때 숨 쉬고 있는 공기를 의식할 정도로 불편한 사람이 있는 반면 아무 말 없이 각자 자기 할 일을 해도 전혀 거리낌 없는 사람도 있었다.
전자의 경우 추후 되도록 그 사람과 만남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후자의 경우 먼저 연락을 잘하지 않는 내가 먼저 곧잘 연락을 취하곤 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의 수가 적어지기 시작했다.
그 수를 굳이 세어보자면 6,7명 정도밖에 안되었고, 모두 성인이 되어 각자 다른 지역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지금 자주 보기가 말처럼 쉽지 않다.
코로나로 인간관계에 회의감이 들었다는 건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른다.
그전부터 내가 선택한 사람들 한에서 관계를 맺어오며 나도 모르게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 올리고 있었던 거 같다.
다만 코로나로 인해 벽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뿐.
고민이 반복되자 한순간에 내 인생이 실패작처럼 느껴졌고 끝없는 늪에 빠진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남들 다 잘하는 인간관계가 어려운 이유가 뭔지, 내 인성이 글러먹은 건지, 어떤 부분에서 잘못되어 간 건지..
모든 게 이유 없이 내 탓 같았다.
나의 잘못으로 인해 인간관계가 틀어졌다고 생각하던 것이 내가 살아온 삶의 방식까지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으로 한없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다 문득 내가 왜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무도 나에게 '너의 인간관계는 틀렸어!'라고 한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고려해 생활해야 한다고 조언한 사람도 없었다.
의미 없는 논쟁만 머릿속에서 이어지며 나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던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하니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다.
바뀐 생각은 인간관계가 좁으면 어떤가, 그 좁은 인간관계만 잘 유지해도 성공한 삶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시간을 마주 보기도 불편한 사람과의 만남에 투자하지 말고 나에게 투자하며 살자,였다.
한마디로 '단순하게 살자'였다.

이런 생각을 했던 나와 같이 단순한 삶을 추구하기 위해 타인과 만남을 자주 갖지 않았다는 제논의 이야기는 굉장히 인상 깊을 수밖에 없었다. 
종교도 없는 내가 책 앞자락 조금 읽었다고 스토아학파의 일원이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철학에 대한 선입견이 여러 겹 벗겨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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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삶의 태도 '클레안테스'

 

클레안테스가 추구하는 삶
개인의 의지 중시, 신과 자연 동일시

 

제논 이후의 스토아학파 2대 후계자로 거상이었던 제논과 달리 노동자 신분으로 죽기 전까지 물을 긷는 일을 했다.
그때 당시의 철학자는 요즘의 연예인 같은 존재로 그들의 말과 행동을 주시했다.
클레안테스는 성실함의 본보기였으나 '물꾼', '당나귀', '아소스의 평평한 돌'이라는 별명으로 조롱받기 일수였다.
자신과의 대화를 스토아 철학의 핵심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했으며, 자신과의 대화는 엄격해야 하지만 학대가 되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아무도 만나지 않는 날은 줄곧 혼자 대화하곤 한다.
나와 했던 대화를 돌이켜보면 스스로를 꾸짖고 한탄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너무 나 자신을 정신적으로 옭아맨 건 아닌지 돌이켜 보았다.

나와의 대화는 분명 필요하다고 본다.
타인을 잘 알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하듯이 '나' 역시 하나의 인격체로서 알아보려면 스스로 질문을 던져 답을 알아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잘 모르는 나의 모습을 남이 볼 땐 잘 보이는 부분이 있듯이 나 자신을 남 보듯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본다면 나도 몰랐던 내 잘못된 행동과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고 내가 추구하는 삶을 더 빠르게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난 성실함과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다.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태와 가까운 편이다.
저승의 죄를 심판하여 7가지 지옥으로 분류하고 각 지옥에 떨어지는 이유와 행해지는 벌들을 상세히 보여주는 [ 신과 함께 ]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그중 삶을 낭비한 자에게 죄를 묻는 나태 지옥 장면을 보며 내가 지옥에 간다면 나태 지옥에 머무르지 않을까 생각했을 정도로 나태하다.
규칙적이고 성실함 삶을 살기 위해 계획을 여러 번 세워봤지만 모두 작심삼일이었다.
더 이상 나태함을 나를 설명하는 단어로 남기고 싶지 않다.
스토아학파 추종자(?)로서 근면 성실한 삶을 천천히 만들어 가고자 한다.

 

 

3장 비판 정신 '아리스토'

 

아리스토가 추구하는 삶

장 수가 워낙 많아 시간 날 때 천천히 글을 작성하고자 합니다. 글 ing....